보험회사가 의료자문을 하는 것 자체는 금지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2026년 9월 14일 보험업계 소비자보호·보상담당 부서장 간담회에서, 의료자문은 의학적 판단이 어려운 경우 등에만 한정하고 자문 여부를 정하기 전에 주치의 소견과 치료 기록부터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는 법령 개정이 아니라 감독당국의 요청입니다. 소비자 쪽에서는 의뢰 사유와 제공 자료를 설명받을 권리, 합의가 안 될 때 제3의 종합병원 전문의에게 판정을 맡기는 약관상 절차,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26년 9월 14일 간담회에서 금감원이 무엇을 요청했나
금융감독원 보도자료(2026. 9. 14.)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는 생명·손해보험협회와 39개 보험회사의 소비자보호부서장, 보상담당 부서장이 참석했습니다. 기존에 소비자보호 부서장을 대상으로 열던 간담회를 보상부문까지 넓힌 것으로, 민원·분쟁이 생긴 뒤 대응하는 데서 나아가 보험금 지급 단계부터 사전 예방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의료자문 부분에서 금감원은 먼저 그간 의료자문관리위원회 설치 등 내부통제 개선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한 뒤, 일부 보험회사가 자체적으로 판단 가능한 건에도 과도하게 의료자문을 실시해 보험금 지급이 지연된다는 분쟁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도자료에 실린 소비자 불만 사례는 세 가지입니다.
- 상급종합병원인 대학병원에서 뇌혈관협착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에게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의료자문을 요구한 경우
- 개별 환자 상태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심혈관질환 진단 여부를 보수적으로 판단한 일부 하급심 판례를 근거로 다수의 의료자문을 시행한 경우
- 제3의료자문 대상 병원은 보험회사와 소비자가 합의해 정하도록 되어 있는데도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이 한정되거나(예: 거주지에서 먼 종합병원만 제시) 협의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이에 대해 금감원이 요청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의료자문은 의학적 판단이 어려운 경우 등에만 한정해 실시
- 의료자문 여부를 정하기 전에 주치의 소견, 치료 관련 기록 등을 먼저 면밀히 검토
- 의료자문 대상 병원 목록을 제공하고 충분히 설명
같은 간담회에서는 태아보험의 계약 전 알릴의무, 간병인보험 보험금 심사, 체외충격파 치료 분쟁조정기준 적용도 함께 다뤄졌습니다. 금감원은 각 회사가 보유한 분쟁 건을 점검해 수용 가능한 건은 신속히 처리하라고 당부했고, 회사별·유형별 분쟁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필요하면 현장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의료자문 요구 자체가 위법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보험업감독규정 제4-35조의2 제11항은 보험회사가 손해사정이나 보험금 심사에 참고하려고 의료자문을 의뢰하는 경우를 전제로, 그때 소비자에게 무엇을 설명해야 하는지를 정하고 있습니다. 짚어야 할 부분은 자문 자체가 아니라, 금감원이 지적한 것처럼 회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까지 자문으로 넘겨 지급을 늦추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서로 다른 병원의 진단이 엇갈리거나 약관상 진단 기준 충족 여부가 의학적으로 다퉈지는 사안이라면 자문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보험회사에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항목
보험업법 제95조의2 제4항은 보험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경우 그 사유를 설명하도록 하고, 보험업법 시행령 제42조의2 제3항 제3호는 보험금 심사·지급 단계에서 심사 지연 시 지연 사유와 예상 지급일, 감액·부지급 사유를 설명하도록 정합니다. 의료자문과 관련해서는 보험업감독규정 제4-35조의2 제11항이 설명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었습니다.
- 보험회사가 손해사정 또는 보험금 심사에 참고하기 위하여 의료자문을 의뢰하는 경우, 의뢰 사유, 의뢰 내용 및 자문을 의뢰할 때 제공하는 자료의 내역
-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감액 또는 부지급하는 경우, 제1호에 따른 의료자문을 의뢰하였다면 자문을 의뢰한 기관과 자문 의견
즉 "왜 자문이 필요한지, 무엇을 묻는지, 어떤 자료를 보내는지"를 물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보험금이 깎이거나 거절되면 어느 기관이 어떤 의견을 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화로만 안내받았다면 서면이나 문자로 다시 받아 두는 편이 나중에 다툴 때 유리합니다.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 확인할 것
질병·상해보험 표준약관(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15, 손해보험 회사용) 제8조 제6항은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 여부나 보험금 지급사유를 조사하려고 회사가 의료기관,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찰서 등 관공서에 서면으로 조사를 요청하는 데 동의하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동의하지 않으면 사실 확인이 끝날 때까지 지급지연 이자를 주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이 조항은 의료기관·관공서에 대한 조사 요청 동의에 관한 것이고, 보험회사가 다른 의사에게 의료자문을 맡기는 것에 대한 동의를 따로 정한 조항은 아닙니다. 그래도 조사 동의를 무작정 거부하면 소비자에게 불리할 수 있습니다. 대신 같은 조 제7항에 따라 회사는 동의를 요청할 때 조사 목적과 사용처를 명시하고 설명해야 합니다. 알릴 의무 위반 여부도 조사 대상이라 과거 병력 조회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동의서가 청구한 사고와 관계없는 기간·기관까지 넓게 조회하도록 되어 있다면 범위를 물어보고 조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서명 전후로 챙겨 둘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진단서와 주치의 소견서(진단 근거가 적힌 것)
- 영상·조직검사 등 검사 결과지 원본 또는 사본
- 진료기록 사본
- 보험회사가 밝힌 의료자문 의뢰 사유·질의 내용·제공 자료 목록(서면)
- 자문 대상 병원 목록과 선정 과정에 대한 안내
결론에 동의하지 못할 때: 제3의 종합병원 전문의 판정
약관 문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험수익자와 회사가 제3조(보험금의 지급사유)의 보험금 지급사유에 대해 합의하지 못할 때는 보험수익자와 회사가 함께 제3자를 정하고 그 제3자의 의견에 따를 수 있습니다. 제3자는 의료법 제3조(의료기관)에 규정한 종합병원 소속 전문의 중에 정하며, 보험금 지급사유 판정에 드는 의료비용은 회사가 전액 부담합니다. (질병·상해보험 표준약관 제4조 제9항)
핵심은 "함께 정한다"는 부분입니다. 금감원이 이번 간담회에서 병원 선택지가 한정되거나 협의가 충분하지 않은 사례를 짚은 것도 이 대목입니다. 보험회사가 제시한 병원이 멀거나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다른 병원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지급이 늦어질 때 약관상 기한
질병·상해보험 표준약관 제8조 기준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단계 | 약관 내용 |
|---|---|
| 서류 접수 | 접수한 날부터 3영업일 이내 지급(제1항) |
| 조사가 필요할 때 | 구체적 사유, 지급예정일, 가지급제도를 즉시 통지(제2항) |
| 지급예정일 | 서류 접수일부터 30영업일 이내가 원칙. 소송, 분쟁조정 신청, 수사기관 조사, 해외사고 조사, 소비자 사유로 조사 지연, 제3자 의견에 따르기로 한 경우는 예외(제2항) |
| 가지급 | 추가 조사 시 청구하면 회사 추정 보험금의 50% 상당액 가지급(제4항) |
| 지연이자 | 지급기일을 넘기면 약관 부표의 이율로 계산한 이자를 더해 지급. 소비자 책임 있는 사유로 늦어진 기간은 제외(제5항) |
의료자문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기한 안내 없이 기다리게 한다면, 지급예정일과 지연 사유를 서면으로 요청하고 가지급을 청구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입한 상품의 약관 조항 번호와 문구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본인 약관에서 같은 내용을 찾아 확인하세요. 생명보험회사 상품은 생명보험 표준약관을 따르므로 내용이 조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 표준약관 제8조 제1항은 조사·확인이 필요하면 서류 접수 후 10영업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하고, 제3자 판정 조항(제4조 제9항)은 사망·장해·입원 등 제3조 제3호부터 제5호까지의 지급사유를 대상으로 적고 있습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과 손해사정사 선임
금융감독원에는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설치되어 있고(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33조), 소비자는 금융감독원장에게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36조 제1항). 신청일부터 30일 안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조정위원회에 회부되고, 조정위원회는 60일 안에 조정안을 작성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4항·제5항). 상담은 국번 없이 1332로 할 수 있습니다.
보험금 산정 자체를 전문가에게 맡기고 싶다면 손해사정사 선임도 선택지입니다. 보험업감독규정 제9-16조에 따르면, 보험회사가 손해사정에 착수하기 전에 선임 의사를 통보했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사고 통보(제3보험상품은 접수 완료일)부터 7일이 지나도 보험회사가 손해사정에 착수하지 않아 선임한 경우에는 그 보수를 보험회사가 부담합니다. 반면 보험회사 측 손해사정 결과에 승복하지 않아 따로 선임한 경우에는 보험계약자 등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제5항).
참고한 공식 자료
-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보험권 소비자보호·보상담당 부서장 확대 간담회 개최」(2026. 9. 14.)
- 보험업감독규정 제4-35조의2·제9-16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15 표준약관(질병·상해보험)
- 보험업법 제95조의2(설명의무 등)
-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36조(분쟁의 조정)
이 글의 법령·자료는 2026년 9월 28일 기준으로 원문과 대조해 확인했습니다.